지난 6월 25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에는 태국 해군본부 정책기획부장 착사왓 사이웡 소장을 포함한 태국 해군 대표단 7명이 방문했다. 이들은 한국-태국 해군 정례회의 일환으로 방한했지만, 한화오션 함정 건조 현장을 특별히 둘러보기 위해 조선소를 찾았다.
사이웡 소장은 조선소 설비와 기술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지난해 태국 해군 기동훈련에서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보았을 때 받은 자부심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현지화 기술, 기술이전, 함정 건조 공정 등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며 한국 조선업 역량에 진정한 관심을 보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대표단 방문이 단순 외교적 행사가 아니라 실질적 협력과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 중요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푸미폰 아둔야뎃함, 국왕 이름을 딴 상징적 함정
사이웡 소장이 언급한 ‘푸미폰 아둔야뎃함’은 단순 호위함이 아닌, 태국 국부로 추앙받는 전 국왕의 이름을 딴 상징적인 함정이다. 2018년 한화오션이 태국 해군에 인도한 3,600톤급 함정으로서, 태국 해군 내에서 기함급 위상을 지니고 있다.
국왕 이름을 군함에 붙이는 일은 매우 희소하며, 이 함정이 태국 해군의 상징이자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이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상징적 함정 건조를 지원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화오션과 태국의 파트너십이 단순 수출을 넘은 문화적, 상징적 차원까지 확대되었음을 잘 나타낸다.
동남아 최강 함정으로 인정받은 한국 기술
대표단의 한화오션 방문 중 사이웡 소장은 깜짝 발언을 내놨다. “푸미폰 아둔야뎃함은 현재 동남아시아 최고의 전함”이라는 공개적 평가였다. 이는 단순 외교적 표현이 아닌 실제 운용 경험에 기반한 의견이다.
동남아는 해상 교통로의 전략적 요충지이며, 해군력 강화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다. 태국은 중국산 나레수안급 도입 당시 품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고, 인도네시아·싱가포르 역시 전략적 함정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경쟁 환경 속에서 한국산 푸미폰 아둔야뎃함의 우수성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매우 눈에 띄는 성과다.
추가 수주 향한 태국 측 강한 의지
현재 태국은 한국산 호위함 추가 수주를 적극 검토 중이다. 푸미폰 아둔야뎃함 운용 경험을 통해 전력 증강 효과를 실감한 태국 해군은 후속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한화오션 측은 태국 해군 요구사항을 면밀히 분석해 추가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표단 방문은 실질적인 협상 및 논의의 시작이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태국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에 많은 장병을 파견한 우방국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후속 수주를 통해 태국 해군력과 한국 조선업 경쟁력을 동시에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해군 소장이 한국 기술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전한 말은 한국 조선·방산업계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