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새로운 자폭 드론인 ‘샤헤드-107’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며 세계 군사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선보인 샤헤드-107은 최대 1,500km의 비행 거리를 자랑하며, 이란이 보유한 자폭형 무인기 중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염두에 둔 최신 기종이다.
외형은 원통형 동체에 터보프롭 엔진, X자형 꼬리날개, 직사각형 주날개를 결합한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이는 장거리 비행의 안정성과 정확도를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 드론의 등장은 중동 전장은 물론 글로벌 안보 지형에도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란의 전략, ‘떼 지어 몰려라’…방공망의 빈틈을 겨냥하다
샤헤드-107의 운용 개념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바로 대량 투입 전략이다. 이란은 다수의 드론을 동시에 투입해 적의 방공망을 포화 상태로 만들어 일부 드론이 최종 목표를 타격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 방식은 현대 방공 체계의 한계, 즉 레이더와 요격체계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는 다중 위협 상황을 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란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이스라엘의 방공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방공망 과부하를 노린 이러한 전술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일정 부분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샤헤드 계열 드론, 실전에서 검증된 파괴력의 연장선
샤헤드-107의 기반에는 이미 실전에서 검증된 샤헤드-136과 샤헤드-131의 운용 경험이 있다. 러시아는 이 드론들을 ‘게란-2’라는 명칭으로 개량해 우크라이나 주요 기반시설과 도시를 겨냥한 공격에 사용해 왔다.
이란의 자폭 드론들은 낮은 제작 비용, 쉬운 생산 공정, 단순한 운용으로 대량 투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샤헤드-107은 그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집대성해 더욱 먼 거리에서, 더욱 정밀한 타격을 목표로 개발된 기종으로 평가된다.
드론 개발의 역사, 그리고 이란의 비대칭 전략
이란의 드론 개발 역사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란은 초기 단계부터 무인기 개발을 단순한 기술적 성취로 보지 않고, 자국의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삼았다.
자폭형 드론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발전해왔으며, 이번 샤헤드-107의 공개는 이란이 자신들의 기술적 성과를 무력 시위와 대외 메시지 전달의 수단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이란은 군사력 과시와 동시에 지역 내 억지력 강화, 국제사회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샤헤드 기술의 확산, 세계 안보에 던지는 불확실성
샤헤드 계열 드론은 단순히 이란의 전력에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를 통해 이미 수천 기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공급됐으며, 이 기술이 다른 국가나 비국가 무장 단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란산 무인기가 불법 무장 세력의 손에 들어간다면 전 세계적으로 분쟁의 양상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저비용 고효율 드론 전술이 분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며, 이러한 무기가 테러 단체나 반군 세력의 표준 무기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